배당률만 믿은 제 퇴직금 투자 실수(고배당주, 시행착오, 현실적기준)
제가 실제로 퇴직금을 굴려보겠다고 마음먹었다가 겪은 아픈 시행착오에서 출발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높은 배당률만 보면 매달 현금이 들어올 것 같아 마음이 든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제가 배당주를 고르고, 손실을 겪고, 뒤늦게 투자 원칙을 다시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정리한 기록입니다.
젊을 때는 월급이 계속 들어오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학원비, 집 대출, 부모님 병원비를 막아내다 보면 노후 준비라는 말은 늘 뒤로 밀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퇴직금 예상액을 확인해 볼 일이 있었고, 그 숫자를 보는 순간 묘한 불안감이 올라왔습니다. 생각보다 큰돈 같으면서도, 막상 은퇴 후 생활비로 나누어 보면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가장 먼저 검색했던 단어가 ‘고배당주’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식에 대해 깊이 아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배당률 7%, 8%, 어떤 것은 10% 가까이 된다는 문구를 보니 마음이 확 끌렸습니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아 보였고, 마치 퇴직금을 넣어두기만 하면 매년 용돈처럼 돈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배당을 받는 안정적인 투자라고 착각했습니다.
처음 매수한 종목은 배당률 순위표에서 상위권에 있던 종목이었습니다. 회사가 어떤 돈을 벌고 있는지, 배당이 왜 높은지, 주가가 왜 많이 떨어졌는지는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습니다. 당시 제 판단 기준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 배당률이 높으면 좋은 회사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과거에 배당을 줬으니 앞으로도 계속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 주가가 내려가도 배당을 받으면 버틸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 퇴직금 일부니까 장기 투자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첫 배당을 받기도 전에 주가가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차피 배당주니까 괜찮다”고 넘겼습니다. 며칠 지나면 회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5%, 10%, 15%씩 빠지는 동안 제 마음도 같이 흔들렸습니다. 배당금으로 받을 금액보다 평가손실이 훨씬 커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제가 배당률이라는 숫자 하나에 너무 쉽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가장 후회되는 부분은 매수 전에 최소한의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배당률은 주가가 떨어지면 겉으로 더 높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배당금이 그대로여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계산상 배당률은 높아집니다. 저는 그 숫자를 ‘기회’로 봤지만, 실제로는 시장이 보내는 경고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높은 배당률이 항상 안전한 신호는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배웠습니다.
두 번째 시행착오는 분산투자를 잘못 이해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여러 종목을 사면 무조건 안전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배당주를 업종별로 나눠 담았습니다. 통신, 금융, 리츠, 에너지 관련 종목까지 골고루 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겉으로만 분산이었고, 실제로는 금리와 경기 흐름에 비슷하게 영향을 받는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주식 수만 늘었지 위험이 제대로 나뉜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하나 착각했던 점은 배당금 지급일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배당락이라는 개념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체감해 보니 달랐습니다. 배당을 받을 권리가 생긴 뒤 주가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손해 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당연한 흐름일 수 있지만, 제 계좌에서 빨간색과 파란색 숫자가 바뀌는 것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매일 아침 계좌를 확인했습니다. 출근 전 커피를 마시면서 휴대폰을 열고, 점심시간에도 다시 보고,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또 봤습니다. 장기 투자하겠다고 말해놓고 실제 행동은 단기 매매자처럼 하고 있었습니다. 주가가 조금 오르면 마음이 놓였고, 조금 내리면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퇴직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겠다는 목적이었는데, 오히려 생활이 불안해졌습니다.
그때 제가 뒤늦게 점검한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회사의 이익이 꾸준한지 확인했는가
-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가
- 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지는 않은가
- 배당금이 실제 현금흐름에서 나오는가
- 주가 하락 이유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살펴봤는가
이 질문을 하나씩 던져보니 처음 매수했던 종목 중 몇 개는 제가 이해하지 못한 채 들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투자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검색 결과와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따라 산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중년이 되면 경험이 많아져서 웬만한 일은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생각했는데, 돈 앞에서는 저도 쉽게 흔들렸습니다.
결국 일부 종목은 손실을 감수하고 정리했습니다. 손절이라는 단어를 쓰기 싫었지만, 더 이상 보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종목을 들고 있는 것이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속이 쓰렸습니다. 며칠 동안은 괜히 아내 눈치도 보였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제 마음속에는 “조금만 더 알아보고 시작할 걸” 하는 후회가 계속 남았습니다.
제가 세운 첫 번째 기준은 퇴직금을 한 번에 넣지 않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면 목돈을 한 번에 넣는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마음에 드는 종목이나 상품이 있어도 기간을 나누어 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나누어 들어가거나, 시장 상황을 보며 일부만 투자합니다. 이렇게 하니 수익률이 극적으로 좋아진다기보다는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중년 이후의 투자는 마음이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기준은 배당률보다 지속 가능성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배당금을 많이 주는 것보다 계속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과거 배당 이력, 이익 흐름, 업종 상황,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최소한 확인하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처럼 모든 재무제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전처럼 배당률 순위표만 보고 덜컥 사지는 않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제게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세 번째 기준은 제 생활비와 투자금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퇴직금은 노후와 직접 연결된 돈입니다. 그래서 잃어도 괜찮은 돈이라는 표현을 쉽게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는 비상금, 생활비, 투자금을 따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최소 6개월 정도의 생활비는 현금성 자산으로 남겨두고, 투자금도 성격에 따라 나누었습니다. 배당주를 보더라도 전체 자산 중 일부로만 접근하려고 합니다.
제가 실제로 도움이 됐던 현실적인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당률이 높을수록 먼저 주가 하락 이유를 확인합니다.
- 최근 3년 이상 배당금 변화와 이익 흐름을 함께 봅니다.
- 한 종목에 퇴직금의 큰 비중을 넣지 않습니다.
- 매수 이유를 짧게라도 메모해 둡니다.
- 계좌 확인 횟수를 줄이고 정해진 날에만 점검합니다.
-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수익률이 좋아 보여도 피합니다.
특히 매수 이유를 메모하는 습관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주가가 떨어지면 왜 샀는지조차 흐릿해졌습니다. 그러면 불안감에 휩쓸려 팔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버티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 산 이유를 적어두면 나중에 점검하기가 쉬워집니다. 그 이유가 여전히 유효하면 보유를 고민하고, 이유가 사라졌다면 정리 여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제게는 가장 현실적인 노하우였습니다.
계좌를 덜 보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보지 않으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자주 본다고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감정만 더 흔들렸습니다. 지금은 정해진 날에만 계좌를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예전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투자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종목 고르기보다 자기 감정 관리라는 말이 이제는 조금 이해됩니다. 결국 제가 배당률만 믿고 퇴직금 투자를 시작했던 경험은 꽤 쓰라렸지만, 필요한 공부가 되기도 했습니다. 높은 배당률은 매력적인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만 보고 판단하면 중요한 배경을 놓치기 쉽습니다. 주가가 왜 내려갔는지, 회사가 앞으로도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지, 내 자산에서 어느 정도 비중이 적당한지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가장 큰 문제는 조급함이었습니다. 노후가 불안하니 빨리 답을 찾고 싶었고, 퇴직금을 그냥 두면 손해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은 분명합니다. 투자는 많이 버는 것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혹시 저처럼 퇴직금으로 배당주나 고배당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작은 금액으로 경험해 보고 기록을 남겨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배당률만 보지 말고, 손실이 났을 때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지도 꼭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고, 완벽한 답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한 번의 실수 이후에는 숫자보다 과정, 수익률보다 원칙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며, 투자 판단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립니다.
배당률만 보고 시작했던 첫 선택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가장 크게 와닿은 문제는 역시 노후였습니다.젊을 때는 월급이 계속 들어오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학원비, 집 대출, 부모님 병원비를 막아내다 보면 노후 준비라는 말은 늘 뒤로 밀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퇴직금 예상액을 확인해 볼 일이 있었고, 그 숫자를 보는 순간 묘한 불안감이 올라왔습니다. 생각보다 큰돈 같으면서도, 막상 은퇴 후 생활비로 나누어 보면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가장 먼저 검색했던 단어가 ‘고배당주’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식에 대해 깊이 아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배당률 7%, 8%, 어떤 것은 10% 가까이 된다는 문구를 보니 마음이 확 끌렸습니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아 보였고, 마치 퇴직금을 넣어두기만 하면 매년 용돈처럼 돈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배당을 받는 안정적인 투자라고 착각했습니다.
처음 매수한 종목은 배당률 순위표에서 상위권에 있던 종목이었습니다. 회사가 어떤 돈을 벌고 있는지, 배당이 왜 높은지, 주가가 왜 많이 떨어졌는지는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습니다. 당시 제 판단 기준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 배당률이 높으면 좋은 회사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과거에 배당을 줬으니 앞으로도 계속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 주가가 내려가도 배당을 받으면 버틸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 퇴직금 일부니까 장기 투자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첫 배당을 받기도 전에 주가가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차피 배당주니까 괜찮다”고 넘겼습니다. 며칠 지나면 회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5%, 10%, 15%씩 빠지는 동안 제 마음도 같이 흔들렸습니다. 배당금으로 받을 금액보다 평가손실이 훨씬 커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제가 배당률이라는 숫자 하나에 너무 쉽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가장 후회되는 부분은 매수 전에 최소한의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배당률은 주가가 떨어지면 겉으로 더 높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배당금이 그대로여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계산상 배당률은 높아집니다. 저는 그 숫자를 ‘기회’로 봤지만, 실제로는 시장이 보내는 경고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높은 배당률이 항상 안전한 신호는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배웠습니다.
퇴직금 계좌에서 겪은 두 번째 시행착오
처음 손실을 보고도 저는 바로 멈추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번에는 더 좋은 배당주를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참 이상합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갔다는 신호가 나왔는데도, 그 방식을 조금만 고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집니다. 특히 퇴직금이라는 돈이 들어가 있으니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손실을 인정하는 순간, 제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입니다.두 번째 시행착오는 분산투자를 잘못 이해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여러 종목을 사면 무조건 안전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배당주를 업종별로 나눠 담았습니다. 통신, 금융, 리츠, 에너지 관련 종목까지 골고루 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겉으로만 분산이었고, 실제로는 금리와 경기 흐름에 비슷하게 영향을 받는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주식 수만 늘었지 위험이 제대로 나뉜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하나 착각했던 점은 배당금 지급일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배당락이라는 개념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체감해 보니 달랐습니다. 배당을 받을 권리가 생긴 뒤 주가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손해 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당연한 흐름일 수 있지만, 제 계좌에서 빨간색과 파란색 숫자가 바뀌는 것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매일 아침 계좌를 확인했습니다. 출근 전 커피를 마시면서 휴대폰을 열고, 점심시간에도 다시 보고,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또 봤습니다. 장기 투자하겠다고 말해놓고 실제 행동은 단기 매매자처럼 하고 있었습니다. 주가가 조금 오르면 마음이 놓였고, 조금 내리면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퇴직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겠다는 목적이었는데, 오히려 생활이 불안해졌습니다.
그때 제가 뒤늦게 점검한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회사의 이익이 꾸준한지 확인했는가
-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가
- 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지는 않은가
- 배당금이 실제 현금흐름에서 나오는가
- 주가 하락 이유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살펴봤는가
이 질문을 하나씩 던져보니 처음 매수했던 종목 중 몇 개는 제가 이해하지 못한 채 들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투자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검색 결과와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따라 산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중년이 되면 경험이 많아져서 웬만한 일은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생각했는데, 돈 앞에서는 저도 쉽게 흔들렸습니다.
결국 일부 종목은 손실을 감수하고 정리했습니다. 손절이라는 단어를 쓰기 싫었지만, 더 이상 보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종목을 들고 있는 것이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속이 쓰렸습니다. 며칠 동안은 괜히 아내 눈치도 보였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제 마음속에는 “조금만 더 알아보고 시작할 걸” 하는 후회가 계속 남았습니다.
투자 실수 뒤에 세운 현실적인 기준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야 저는 퇴직금 투자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수익률부터 봤다면, 이제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부터 생각합니다. 높은 배당률을 보면 여전히 눈길은 갑니다. 사람 마음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바로 매수하지 않고 한 번 더 멈춥니다. “이 배당이 왜 높은가”를 먼저 묻습니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충동적인 선택을 꽤 줄일 수 있었습니다.제가 세운 첫 번째 기준은 퇴직금을 한 번에 넣지 않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면 목돈을 한 번에 넣는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마음에 드는 종목이나 상품이 있어도 기간을 나누어 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나누어 들어가거나, 시장 상황을 보며 일부만 투자합니다. 이렇게 하니 수익률이 극적으로 좋아진다기보다는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중년 이후의 투자는 마음이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기준은 배당률보다 지속 가능성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배당금을 많이 주는 것보다 계속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과거 배당 이력, 이익 흐름, 업종 상황,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최소한 확인하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처럼 모든 재무제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전처럼 배당률 순위표만 보고 덜컥 사지는 않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제게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세 번째 기준은 제 생활비와 투자금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퇴직금은 노후와 직접 연결된 돈입니다. 그래서 잃어도 괜찮은 돈이라는 표현을 쉽게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는 비상금, 생활비, 투자금을 따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최소 6개월 정도의 생활비는 현금성 자산으로 남겨두고, 투자금도 성격에 따라 나누었습니다. 배당주를 보더라도 전체 자산 중 일부로만 접근하려고 합니다.
제가 실제로 도움이 됐던 현실적인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당률이 높을수록 먼저 주가 하락 이유를 확인합니다.
- 최근 3년 이상 배당금 변화와 이익 흐름을 함께 봅니다.
- 한 종목에 퇴직금의 큰 비중을 넣지 않습니다.
- 매수 이유를 짧게라도 메모해 둡니다.
- 계좌 확인 횟수를 줄이고 정해진 날에만 점검합니다.
-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수익률이 좋아 보여도 피합니다.
특히 매수 이유를 메모하는 습관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주가가 떨어지면 왜 샀는지조차 흐릿해졌습니다. 그러면 불안감에 휩쓸려 팔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버티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 산 이유를 적어두면 나중에 점검하기가 쉬워집니다. 그 이유가 여전히 유효하면 보유를 고민하고, 이유가 사라졌다면 정리 여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제게는 가장 현실적인 노하우였습니다.
계좌를 덜 보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보지 않으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자주 본다고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감정만 더 흔들렸습니다. 지금은 정해진 날에만 계좌를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예전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투자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종목 고르기보다 자기 감정 관리라는 말이 이제는 조금 이해됩니다. 결국 제가 배당률만 믿고 퇴직금 투자를 시작했던 경험은 꽤 쓰라렸지만, 필요한 공부가 되기도 했습니다. 높은 배당률은 매력적인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만 보고 판단하면 중요한 배경을 놓치기 쉽습니다. 주가가 왜 내려갔는지, 회사가 앞으로도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지, 내 자산에서 어느 정도 비중이 적당한지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가장 큰 문제는 조급함이었습니다. 노후가 불안하니 빨리 답을 찾고 싶었고, 퇴직금을 그냥 두면 손해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은 분명합니다. 투자는 많이 버는 것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혹시 저처럼 퇴직금으로 배당주나 고배당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작은 금액으로 경험해 보고 기록을 남겨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배당률만 보지 말고, 손실이 났을 때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지도 꼭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고, 완벽한 답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한 번의 실수 이후에는 숫자보다 과정, 수익률보다 원칙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며, 투자 판단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립니다.